Oh, I'am so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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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행복하다’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만약 그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낸다면 혹시 어떤 장면일까요? 



(강화소셜클럽의 인터뷰이들에게 묻는 공통 질문을 바탕으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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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승]

어느 날의 정원을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나 내가 만든 예쁜 정원에서 여느 가정처럼, 일가처럼 아침에 물 주고 그날은 무조건 햇살이 좋아야해요. 할일 다 하고 정리하고 땀을 닦고, 내가 만든 의자에 앉고 그렇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끝날 때 쯤 늦은 오후가 아니고 약간 이른 중간 오후쯤. 그때 그렇게 해서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는 걸 정원을 할 때 그러면 정말 정원일을 재밌게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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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승의 인터뷰

[원창]

여름날 무더위가 가시는 해질무렵 해피와 하우를 원두막 안에 풀어놓고 같이 나무의자에 앉아서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떠오르는 행복한 모습이에요

[미선]

 거실 밖 유리창으로 눈이 펑펑 내리는 한 겨울 낮, 거실 한켠 화목난로위 주전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구운 고구마를 남편과 나눠 먹고 있는 장면이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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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창과 미선 인터뷰

[맑은]

 한적한 시골 오후 3~4시경. 날씨는 가을. 한옥과 비슷하지만 완전 한옥은 아닌 흰색 벽의 시골집의 나무마루에 햇빛을 쬐며 앉아있어. 등 뒤로 문은 열려있어서 집 안으로도 상쾌한 공기가 통하고 있어. 나는 점심을 맛있게 잘 먹고 나른한 상태인 거 같아. 내 옆에는 향긋하고 따뜻한 녹차 한 잔이 머그컵에 담겨 있어. 저 멀리 초록색 산이 보여. 가을햇살이라 따갑지 않고 따뜻해. 나는 눈이 실눈을 뜬 것처럼 기분 좋게 살짝 감겨있어. 내 옆에는 이 집에 이사 오면서 친해진 고양이가 식빵을 굽고 있어. 곧 녹아버릴 듯이 아주 편안해보여. 이 고양이와는 신뢰관계가 두터워서, 자주 쓰다듬지 않고 곁에 있기만 해도 서로 안정감을 느껴. 그렇지만 나는 고양이가 너무 부드러워 보여서 1분에 5번 정도 고양이를 쓰다듬어. 내가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고양이는 살짝 눈을 감아. 이대로 시간이 멈춘 듯 우리는 햇살을 계속 받아.

[날다]

 난 완전한 여름 사람이야. 여름의 것들이 모여있으면 돼. 쨍한 하늘의 뭉게 구름이 지나다니고, 그늘과 햇빛이 반복되는 날씨에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에서 바다 수영을 해. (나 꽤나 잘하거든. 자신 있어.)

바다 속에 두둥실 헤엄을 치며 해변가의 마을을 구경해. 알록달록한 집과 초록의 나무와 잎들. 수영했다가 모래에 누워 몸을 말리고 다시 바다로 들어가고를 반복. 하늘도 봤다가, 한숨도 자고. 그런 날을 실제로도 경험해봐서 그리고 너무나 좋았던 여행이어서 당장 떠올랐어. 추억만으로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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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과 날다 인터뷰

인터뷰 모음집 <2023 강화소셜클럽> 일러스트레이션 작업